버찌 맛 다시다
詩 최영화
보도블록 얼룩진 반점 발길 멈추다 고개 들어 올려보니 오달지게 달린 농익은 버찌
버찌 남산「조선신궁」 벚나무 타다 산림간수에게 들켜 뛰다
신창(新倉)안 골목 까맣게 물든 이빨 마주보며 웃었다.
버찌 남산동 축대 높은 일본 집 벚나무 돌팔매 쪽바리 애들과 싸우다
본정통(本町通*) 골목 까맣게 물든 이빨 무용담 자랑 신났다
고개 숙여 밟혀 뭉개진 버찌 아깝고 고개 들어 버찌 알알 탐난다
벚나무 타고 싶은 발돋움 버찌물 번지는 추억을 달고 갈길 잊은 채 위아래 번갈라 보며 아련한 버찌 맛 다시고 섰다.
*(본정통 : 지금의 충무로) <사진 : 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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