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작품은 floma 해밀 작가님의 나도수정초입니다.
나도수정초
가연/정진용
보라!
큰 입 하나 얼굴 가득한 너
별나라에서 온 외계인이더냐
백마부대 이끄는 장수이더냐
어젯밤 천둥이
요란하게 천지를 진동하더니
즈음하여 번개 타고 내려왔느냐
요염한 너!
나를 붓 방아 찧게 하는 너
어디에서 무엇이 변하여
내 가슴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온통 순백으로 물들이고 있느냐
귀염둥이 널 보는 순간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첫눈에 너에게 반하였구나
이제 너를 광풍제월에
국사무쌍으로 명하노니
어엿하고 소담한 외모 그대로
행운의 신선들만 불러 모아라
그리하여
악의 무리는 과감히 물리치고
온 누리를 선경으로 만드는
여낙낙한 길라잡이가 되거라.
요염 (妖艶) : 사람을 홀릴 만큼 매우 아리따움
붓 방아 : 글을 쓸 때 미처 생각이 잘 나지 않아
붓을 대었다 떼었다 하며 붓을 놀리는 짓
광풍제월(光風霽月) : 빛나는 바람과 맑은 달
국사무쌍(國士無雙) : 나라 안에 견줄 만한 자가 없는
인재라는 뜻
소담한 : 생김새가 탐스러운
선경(仙境) : 신선(神仙)이 산다는 곳
여낙낙한 : 성품이 곱고 부드러우며 상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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